의료칼럼

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당뇨'

작성일 : 2023-09-11 조회 : 823
창원한마음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성돈 교수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며, 주요 기능은 식사 후 올라간 혈당을 낮추는 기능이다.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작용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체내에 흡수된 포도당은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고 혈액 속에 쌓여 결국 고혈당을 일으키게 된다. 고혈당이 지속되는 이러한 병적인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하며,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서 발생한 당뇨병을 제1형 당뇨병, 인슐린 분비 능력은 남아있으나 오히려 과도하게 분비되어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여 발생한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당뇨병이 발병하는 데는 ‘유전’과 ‘환경’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유전적 요인이 있으면서 당뇨병을 유발하기 쉬운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필연적으로 당뇨 발병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요 환경적 요인으로는 비만, 고령, 스트레스, 임신 등이 있다. 특히 과도한 음식물 섭취와 운동량 감소에 따른 비만은 당뇨 유발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이처럼 식습관과 생활양식의 서구화로 인해 과거와는 다르게 비만성 당뇨병의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 최근 당뇨병의 특징이다.


대개 당뇨 만성 합병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서서히 진행되고 극도로 심해지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생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의 경우에는 진단받으면 바로 합병증 검사를 받아야 하며,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는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콩팥 합병증에 대해서는 전체 만성 신장질환자의 50%가 당뇨병이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오는 단백뇨 검사와 혈액검사로 콩팥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외에도 각종 이상지질혈증 등에 대한 혈액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합병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 20~30대 당뇨 환자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으며, 비만으로 인한 제2형 당뇨병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당뇨 전 단계’에 있던 분들이 검진을 통해 당뇨로 진단받는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살이 찐다는 것 자체가 서서히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체중이 늘면 대부분 ‘지방 세포’가 늘어난다. 축적된 지방 세포는 염증 반응 증가, 활성 산소 축적, 지방 조직의 섬유화 등을 불러오고 결국엔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을 유발한다. 예를 들어, 체중이 정상일 경우, 안정적인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 총량이 ‘10’이 필요하다면, 비만인 상태에서는 인슐린 총량이 ‘50’으로 분비되어도, 인슐린이 적절하게 작용하지 못해 계속해서 분비하게 된다. 이렇게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인슐린 분비 기능이 손상당한다면, 결국엔 우리 몸은 지방 세포로 인해 인슐린은 과하게 분비하나 실제 작용은 이루어지지 않게 되고 혈당 조절 기능 또한 마비되어 최종적으로 당뇨가 오게 된다.


제1형 당뇨의 경우, 체중과 관계없이 발병하기 때문에 체중 감량으로 호전을 보이기는 어려우나, 요즘 20~30대에서 당뇨병을 진단받은 분들은 대부분 제2형 당뇨병이다. 다시 정상 체중을 유지하게 되면 당뇨병은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 당뇨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식습관 개선과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규칙적인 당뇨 약제 복용과 정기적인 검진이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면 대부분 당뇨 초기 아니면 당뇨 전 단계이다. 당뇨 전 단계는 언제든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이때부터 경각심을 갖고 미리 관리해야 한다.

박성돈 (창원한마음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